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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반려동물

도심 속 반려동물 온열 스트레스,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도심 환경이 반려동물에게 더 위험한 이유

도시의 여름은 단순히 ‘덥다’는 말로 설명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고층 빌딩, 아스팔트, 유리 외벽 등으로 구성된 도심은 열섬 현상(urban heat island)으로 이에따라 기온이 주변 자연 지역보다 평균 2~4도 높게 나타난다. 이런 도심의 기후 특성은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게 훨씬 더 큰 온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특히 반려견과 반려묘는 사람보다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짧은 산책이나 외출만으로도 빠르게 체온이 상승한다. 도심에서는 나무 그늘이 부족하고, 바닥은 대부분 고온의 아스팔트로 되어 있어 발바닥 화상이나 내부 열 축적이 쉽게 발생한다. 또한 자동차 소음, 인파, 대기오염 등도 스트레스 요소로 작용해, 단순한 더위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환경 스트레스를 동반한 열 자극으로 이어진다. 최근 수의학 연구에서도 “도시 반려동물의 여름철 코르티솔 수치(스트레스 호르몬 농도)가 농촌 반려동물보다 1.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가 보고되면서, 도심 반려동물의 온열 스트레스는 더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강조되고 있다.

 

도심 속 반려동물 온열 스트레스

도심 산책 시 주의할 점과 시간대별 전략

도심에서 반려동물의 온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산책 시간대 선택과 동선 구성이다. 여름철 아침 10시 이후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지면 온도가 45~60도까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간대 산책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산책 시간은 새벽 5~8시 또는 저녁 8시 이후이며, 이때도 지면 온도를 손바닥이나 발등으로 직접 확인한 후 나서는 것이 안전하다. 또 하나 중요한 전략은 그늘이 많은 경로를 설정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인도보다는 공원 산책로, 수목이 많은 골목길, 흙길이나 덱길 위주로 걷는 것이 발바닥 온도 상승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산책 중에는 반드시 휴대용 물통과 접이식 급수기를 휴대해 수분을 자주 공급하고, 보호자는 반려견의 호흡 상태, 혀 색깔, 걷는 속도 등 미세한 변화에 즉시 대응해야 한다. 또한, 냉각 조끼나 냉감 하네스 같은 여름 전용 산책용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보완책이 된다. 산책은 활동이 아니라 건강관리의 연장선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여름철에는 ‘많이 걷는 것’보다 ‘안전하게 걷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내에서 발생하는 도심형 열 자극 –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많은 보호자가 ‘실내에 있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도심의 실내 환경 또한 반려동물에게는 강력한 온열 스트레스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아파트 고층이나 빌딩형 주택에서는 대형 창문으로 들어오는 열복사, 고온의 콘크리트 벽면, 환기 부족 등이 쌓이면서 실내 온도는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간다. 게다가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체온이 약 12도 높고, 가구 밑이나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머무는 습성 때문에 열이 축적되기 쉽다.
이럴 때는 냉방기기와 함께 ‘열 차단’과 ‘습도 조절’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창문에는 햇빛 차단용 암막 커튼이나 자외선 차단 필름을 설치하고, 벽면 온도 상승을 줄이기 위해 서큘레이터로 공기 순환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습도는 4555%를 유지해야 하며, 제습기와 에어컨을 교차 사용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또한 바닥에 쿨매트나 젤 패드를 깔고, 하우스 내부에는 냉감 패브릭 쿠션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바닥 온도도 중요하므로, 장판이 있는 공간보다 타일 바닥이나 대리석 위주로 생활 공간을 배치하는 것도 추천된다. 실내 체온 관리에서 핵심은 단순한 온도보다도 공기 흐름과 열 분산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도시 반려동물의 온열 스트레스, 보호자가 지켜야 할 루틴

도심 반려동물의 여름철 온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일상 루틴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하루에 두 번 이상 체온, 발바닥, 귀 끝, 혀 색깔 등을 관찰하는 루틴을 만들고, 수분 섭취량도 체크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셨는지, 사료를 얼마나 남겼는지를 수치화하는 습관은 건강 변화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더위 행동 관찰 노트’처럼 개별화된 관찰 리스트를 만들어 기록하면 반복되는 증상을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
실내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에어컨 바람을 잠시 꺼주고 자연 환기를 시키며, 물그릇은 집안 여러 곳에 두어 접근성을 높이자. 냉각 용품이나 쿨 조끼, 냉방 하우스 등 보조 도구는 ‘익숙한 환경 안에서의 체온 분산 장치’로 활용해야 하며, 처음부터 강제로 사용하게 해선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건 보호자의 인식 변화다. 도심은 반려동물에게 더위 이상의 복합 스트레스 환경이며, 단순히 ‘덥다’고 넘기면 안 된다. 보호자가 일상적인 루틴을 체계화하고, 민감하게 대응하는 태도만이 반려동물을 여름철 온열 스트레스로부터 지켜낼 수 있다.

 

온열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심리’ – 정서 관리도 체온 관리의 일부

온열 스트레스는 단순히 체온이 올라가는 생리적 반응을 넘어서, 반려동물의 정서적 스트레스와 불안감까지 동반하는 복합 문제다. 특히 도심 반려동물은 여름철 외부 활동이 줄어들고, 산책 제한과 실내 생활 비중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배출 기회가 부족해져 스트레스가 누적된다. 이러한 상황은 체온 이상 반응과 함께 지속적인 헐떡임, 과도한 그루밍(고양이), 짖음 증가, 식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에너지 배출과 정서 안정이 동시에 가능한 활동을 생활에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는 노즈워크 매트, 냄새 놀이, 간식 숨기기 게임, 간단한 지능 장난감 활용 등이 있다.
또한, 여름에는 청각 자극에도 예민해지므로 선풍기 소리, 에어컨 바람 소리, 창밖 소음 등을 줄이기 위해 백색소음을 활용하거나, 조용한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려동물용 라벤더 패치, 저자극 천연 페브릭 오일 등도 정서 진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보호자는 여름철 ‘움직임이 줄었으니 가만히 쉬게 둬야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짧고 안전한 자극을 꾸준히 주는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반려동물이 단조로운 실내 환경에서 무기력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온열 스트레스를 줄이는 중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