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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반려동물

폭염으로 인한 유기 동물 증가, 보호소의 대응과 준비법

매년 여름이 되면 전국의 유기 동물 보호소는 예상보다 빠르게 보호 공간이 포화된다. 그 중 특히 7~8월, 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 기간 동안 유기 동물 입소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계절성 유기 증가가 아니라, 폭염이라는 극한 기후가 반려동물의 생활 유지 능력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폭염으로 인한 유기동물 증가 보호소의 대응과 준비법

폭염 속에서 더 큰 부담을 느끼는 반려동물

보호자가 직면한 폭염 환경에서 반려동물의 돌봄 부담이 늘어나고, 실내외 활동에 제한이 생기며, 더위에 민감한 노령견이나 질병견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부분의 반려동물들은 뜨거운 여름을 보내기 위한 특화된 습관을 형성하지 못했기에,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될 경우 빠르게 열사병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폭염으로 인한 유기 사례들

실제로 폭염으로 인한 유기 사례는 ▲아파트 베란다 방치 후 탈출, ▲차량 내 방치 후 의도치 않은 이탈, ▲산책 중 실신 혹은 열사병 증상으로 버려짐 등 "환경이 감당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기되는 케이스"가 주를 이룬다. 폭염은 사람에게도 견디기 어렵지만, 피부가 털로 덮인 동물에게는 ‘구조적 생존 위협’이 된다. 여름철 폭염이 계속해서 이어질 때,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체온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유기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유기는 돌보지 않아서가 아니라 돌보는 환경이 극한으로 변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이며, 이는 보호소의 대응 전략과 구조 시스템이 단순히 “공간 확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폭염으로 인한 유기 동물 증가: 보호소의 대응과 준비법

폭염 기간 중 보호소 입소 동물, 어떤 특징을 보이는가? 폭염기 유기 동물의 입소 현황을 보면, 평소와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이는 보호소 운영자가 단순히 수를 수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물의 특성과 상태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폭염기 유기 동물의 특징

질병 동반 유기 동물의 비율 증가

폭염에는 특히 기저 질환이 있는 고령견, 심장질환, 호흡기 질환이 있는 동물들이 탈진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엔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었던 개체들도, 더위로 인해 갑작스런 쇼크 증상을 보이며 보호자가 감당하지 못해 유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동물들은 기본적인 관리와 치료를 넘어서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며, 폭염이 심화될수록 이러한 비율은 급격히 증가한다.

체온 이상, 탈수, 피부 화상 증상 동반

7월~8월 입소되는 개체 중 일부는 발바닥 화상, 코 피부 벗겨짐, 체온 40도 이상, 구토 등의 급성 열사병 증상을 동반한다. 이는 곧바로 격리와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며, 보호소에 응급 수의 인력이나 냉방 구조가 없다면 치사율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들은 빠르게 적절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낯선 사람이나 공간에 대한 거부 반응 극심

더위에 과민해진 유기 동물은 평소보다 경계심이 심하고 공격 반응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일반 보호소 구조물이나 좁은 입소 공간, 단체 케이지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해 자해하거나 벽을 물어뜯는 등의 행위도 발생한다. 이는 단순한 격리 조치가 아닌, 개체별 안정화 루틴이 필요함을 뜻한다. 보호소는 이들에게 적합한 회복 공간과 개인화된 돌봄이 필요하다.

즉, 폭염기 유기 동물은 더 민감하고, 더 위험하며, 더 빨리 관리가 필요한 상태로 입소된다는 점에서, 보호소의 대응 체계 역시 계절별 맞춤 구조를 갖춰야 한다.

보호소, 폭염기 대응은 ‘냉방’보다 ‘시스템’이 먼저다

폭염 대응의 핵심은 에어컨 한 대 더 두는 문제가 아니다. 단기적 쿨링보다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보호 인프라와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유기 동물의 생존율을 좌우한다. 이를 위해 보호소가 준비할 수 있는 구체적 대응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보호소 내 폭염 대응 시스템

단열+통풍 복합형 구조 조정

기존의 창고형, 컨테이너형 보호소는 외부 열기가 그대로 내부로 침투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때는 단열 시트를 설치하고, 지붕 환기팬 또는 루프팬을 설치해 내부 열기를 배출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또한 공간별로 창을 이중 구조로 만들고, 입소 동물 수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면 열 집중을 분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환경적 조정은 열사병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 또한, 보호소 내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을 통해 폭염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응급 격리실 확보 및 이동형 냉방기 운영

폭염기에는 입소 후 48시간 내 사망 위험이 높은 개체가 많다. 이를 위해 보호소 내 ‘응급 격리소(냉방기, 전해질 물, 피복, 얼음팩 상비)’를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 또한 고정식 에어컨보다 이동형 냉풍기, 제습기, 이동형 대리석 침상 등 유연한 냉방 솔루션이 효과적이다. 이는 급성 상태에서의 즉각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야간 자원봉사 루틴 도입

낮에는 온도 관리가 가능해도, 밤에는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야간 순찰형 자원봉사 루틴(2~3시간 단위 온습도 체크, 물 교체, 체온 측정)을 도입하면 갑작스러운 상태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폭염은 낮보다 밤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보호소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기 동물의 건강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폭염기 전용 입소 프로토콜 적용

입소 후 무조건 케이지에 격리하는 방식 대신, 입소 직후 건강 체크 → 체온·호흡·입술 상태 평가 → 고위험군 분류 → 응급냉방 조치 순서로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한 ‘폭염기 전용 체크리스트’와 행동 매뉴얼이 표준화돼야 한다. 이런 시스템은 보호소 내 혼선을 줄이고, 효율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단순히 공간만 채우는 보호소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살아 있는 대응이 가능한 보호소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폭염 대응 보호소’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폭염 대응 협업 체계가 절실하다

보호소 혼자서는 모든 걸 할 수 없다. 특히 예산, 인력, 공간, 냉방 설비 등 한정된 자원 안에서 매년 반복되는 폭염과 유기 증가를 감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폭염기 유기 동물 문제는 지역사회 전체가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

지역사회와 협력 모델

지자체와의 협력 모델 구축

지자체 예산 편성 시, 폭염 대응 항목을 별도로 분류하고, 보호소 냉방 설비 지원금 배정 보호소별 폭염 대응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대응 우수 시설에는 인센티브 제공 긴급 입소 발생 시, 인근 동물병원과 연계해 일시 격리·진료 시스템 구축. 지자체와의 협력은 장기적으로 폭염 대응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지역기업과의 여름철 후원 캠페인 운영

냉풍기, 젤매트, 전해질 음료, 얼음팩, 서큘레이터 등 기업이 기부할 수 있는 항목은 매우 다양 보호소는 여름 한정 물품 캠페인을 SNS와 블로그로 운영해 투명성 확보 지역 카페, 애견샵, 병원 등과 연계해 기부 물품 전달처 다변화. 지역 기업과의 협업은 보호소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시민 대상 ‘폭염기 동물 보호 교육’ 시행

초등학교, 주민센터, 반려동물 보호자 대상 계절별 돌봄 교육을 통해 실외견, 고령견 보호자를 대상으로 “폭염기 반려동물 지키는 10가지 행동 수칙” 전단 배포 시민 제보 시스템을 통해 방치 의심 사례 조기 신고 → 보호소 연계 구조 폭염은 기후의 문제가 아닌 ‘대응의 실패가 만든 결과’일 수 있다.

폭염에 버려진 생명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보호소의 사명

폭염에 유기된 동물은 이미 한 번 세상에 외면당한 존재다. 그러나 보호소는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살아갈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해야 하는 유일한 곳이다.

보호소의 마지막 역할

보호소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역할은 다음과 같다:

개체별 회복 루틴 설계

열사병, 탈수, 피부병 등 입소 전 질환 이력 확인 후, 1~2주 맞춤 루틴 설계 식사량 체크, 체온 기록, 물 섭취량, 잠자는 시간까지 개체별로 관찰 자원봉사자 또는 SNS 입양대기 그룹에서 후원자에게 매일 회복 상태 공유

폭염 구조 동물 ‘우선 입양 캠페인’

“폭염 생존 동물의 입양은 구조의 완성입니다” 슬로건과 함께 SNS에 회복 전후 사진, 이야기 스토리텔링 중심 콘텐츠 업로드 입양 시 폭염기 돌봄 가이드, 냉방 제품 샘플 등 키트 제공

보호소 내부 매뉴얼 공유

각 보호소는 자체 폭염 대응 성과와 실수를 정리해 PDF 매뉴얼로 제작 전국 보호소와 공유하거나, 협회에 등록해 다른 보호소도 참조할 수 있도록 한다